<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제작은 1984년 영화는 무려 24년 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이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AI를 비롯한 기술 발전이 인류에게 끼치는 영향과 환경문제, 자연과 인간의 공생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세계관 속 인류의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과 권력자의 욕심과 이상 때문에 수많은 생명과 자연의 파괴를 낳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생명의 의미는 존재 그 자체에 있다는 것. 즉 생명이 그 자체로 존엄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경계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오늘의 포스팅을 열어보겠습니다.
1. 세계관
서기 3천년대의 세계. 유라시아 대륙과 서쪽 변두리에서 시작된 산업문명은 수백 년 동안 전 세계로 퍼져 거대한 산업사회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고대의 인간들은 인간의 생식기관과 마음을 지닌 움직이는 핵무기를 양산했으며, 절대로 늙지도 죽지도 않으며, 초 인간적인 능력을 구사하는 불멸의 생명체를 창조했고, 전 인류의 신체를 개조할 수 있는 경지에까지 올라서게 됩니다. 그러나 인류는 자신의 오만함에 빠져 지구의 자원들을 바닥내고, 환경을 오염시켰으며, 생명을 마음대로 조작하며 자연의 순리를 파괴시키고 있었고, 급기야는 세상을 불로 뒤덮을 대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거대 산업 문명이 붕괴하고 천년 후 세계의 대부분은 불모의 땅이 되어버렸으며, 유독물질을 내뿜는 균들이 지표면을 뒤덮어서 대지의 대부분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부해'가 되었고 거대 곤충들이 '부해'를 장악했습니다. 토르메키아 제국의 변방에 위치한 바람계곡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부해 유독물질을 피하며 살아가는 소국이며, 이곳의 지도자 지르왕의 딸 나우시카가 등장하며 영화는 시작 됩니다.
2. 기술발전과 권력
영화에서는 권력을 개인이나 인간 집단뿐만이 아니라 자연 전체의 이야기로 보고 있습니다. 모든 동식물을 가축화, 작물화하고 땅을 소유하는 인간은 오랜 시간 동안 지구에 권력을 독차지해 왔습니다. 자신들의 편의와 행복만을 위해 지구와 생명을 착취하던 인간은 결국 자신들끼리 권력을 다투며 전쟁을 벌이고 지구는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됩니다. 공기 중에 독을 뿜어 인간을 위협하는 <부해>는 이렇게 오염된 지구를 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 식물과 대형 벌레는 오염된 땅을 정화하기 위해서 옛 인간들이 만들어낸 생명체입니다. 그래서 <오무>를 비롯한 벌레들은 자연의 섭리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강력해 보이는 벌레와 부해를 포함한 자연은 여전히 인류의 권력 아래에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자연만이 아니라 인간도 권력의 도구로 부려 먹는데, 부해의 환경정화가 끝나면 그곳에서 새로운 인류가 자리 잡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목적을 이루는 동안 견고한 쉘터 안에 모든 과학과 예술이 보존되어 있으며, 쉘터 밖인 토르메키아 바람계곡의 사람들은 그때까지 지구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써 취급됩니다. 자연과 일부 남겨진 인간들 모두 권력에 이용당하고 있기 때문에 나우시카는 그 모두를 안타까워하며 혁명가로서 활동합니다.
3. 나우시카의 푸른 옷과 붉은 옷
3-1. 푸른 옷
푸른 옷은 이 영화에서 혁명과 자연의 권력을 상징합니다. 주인공 나우시카는 늘 푸른색 계열의 옷을 입습니다. 그녀는 동물이나 곤충과 교감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권력자의 제압으로 갇혀있던 나우시카는 군대에 제압당하고 파괴되고 있는 바람계곡과 오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죽었다고 생각하여 절망하지만 나우시카는 오무의 치유를 받고 부활합니다. 이 장면에서 <푸른 옷을 입고, 황금 벌판에 내려선 자. 잃어버린 대지와의 인연을 다시 맺어 우리를 푸른 대지로 인도 할지어다.> 오랜 예언처럼 푸른 옷을 입고 황금벌판에 내려선 나우시카는 바람계곡과 이 세상을 지켜내는 데 성공하는 메시아의 역할을 완수하게 됩니다.
3-2. 붉은 옷
붉은 옷은 인간의 피와 자연의 피를 상징하는 요소로 사용됩니다. 나우시카가 페지테 왕국 사람들에게 붙잡혔을 때 그들이 준 옷으로 갈아입게 되는데 그 옷은 공주의 옷과 비슷한 붉은색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친 우무를 구하는 과정에서 오무의 파란색 피로 옷이 물들어 푸른 옷으로 바뀝니다. 바로 이 옷이 전설의 푸른 옷이고, 혁명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권력에 대항하는 혁명은 언제나 피의 역사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현실에서 인간의 피는 붉은색이므로 혁명의 컬러는 붉은색입니다. 반면 자연의 피는 오무의 피, 푸른색 입니다. 나우시카의 푸른 옷은 자연의 권력을 인간이 독점하던 시대에서 억압받던 자연의 피가 만들어내는 시대 혁명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는 수많은 사람과 벌레가 전쟁 속에서 허무하게 죽어갑니다. 그리고 모든 재앙을 초래한 기술과 무기인 거신병에 녹아 없어지면서 갈등이 끝납니다. 그들의 사회가 가진 정신적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과한 기술력이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학자가 인공지능의 발전과 윤리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그리고 자연에 꼭 필요하지만 먼저 우리가 그에 맞는 인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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